soeasy 2012. 7. 5. 11:00

지난 새벽부터 거칠어진 빗소리가 아직 이어지고 있다. 

새벽 빗소리를 들으며 앉았다가 베란다에 나가본다.

누군가 그리워졌으면 싶은데, 생각나는 사람이 없다.

아무것도 그립지 않다는 것이 마음을 무겁게 했으면 하는데

그것도 그렇지 못하다.


바람 푸른 어딘가로 떠나, 

처마 낙수 듣는 소리 들으며 마냥 쉬고 싶은 날이다. 

 


 



비 오는 사람 / 정호승 


그대 빈 들에 

비 오는 사람 


술도 집도 없이 

배고픈 사람 


사람들을 만나러 가기 위하여 

떠나가는 사람들의 

옷 적시는 사람 


사랑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고 싶다더니 


빈집에 새벽부터 

비 오는 사람 



사진 : 김상열님 'Secret garden' http://blog.naver.com/abank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