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NO
8월 15일, 우리나라에서는 광복절이지만, 러시아의 젊은이들에게도 이 날은 특별하다. (광복절의 짧은 감상을 쓰고 싶었지만... 나라 안밖의 시끄러움과 '멘붕'님의 '모든 사람이 말려도 나는 내 맘대로 한다' 정신 때문에 완전 어수선해져버린 광복절을 생각하면 욕 밖엔 안 나올 것 같아 접었다. -.-; )
소련의 개혁과 개방을 이끌었던 고르바초프, 후일 군부에 의해 권좌에서 물러나게 되었으나 소비에트연방의 붕괴는 가속화 되었다.
러시아(구 소련)에 자유의 물결이 밀려들던 80년대 소비에트 연방의 젊은이들부터 2012년 지금의 젊은이들까지를 이어주는 인물이 있다. 바로 22년전 1990년 8월 15일, 28살의 짧은 생을 마감한 전설적인 뮤지션 빅토르최다. 내가 그의 노래를 처음 들은 때가 1987년쯤... 국내에서도 88올림픽의 영향으로 그동안 적성국가로 분류되던 소련과 중공(그때는 이렇게 불렀다.), 그리고 쿠바나(쿠바가 왜 적성 국가였는지 참 이해 불가였던 것 같다.-그냥 미국과 사이가 나빠서?) 동남아의 친북 성향을 가지고 있던 국가들에 대해 조금은 열린 분위기가 조성되던 때였다. 또한 소련이라 불리웠던 소비에트연방은 새로 등장한 미하일 고르바초프의 개방/개혁(글라스노스트/페레스트로이카)정책에 힘 입어 빠른 속도로 자유와 독립에 대한 분위기가 익어가고 있을때이기도 했었다.
그때 소련에는 영국의 비틀즈와도 안 바꾸겠다는 그룹이 있었다. 바로 키노(KINO, 러시아어로 영화)와 리더였던 빅토르 최(Виктора Цоя)다. (사실, 빅토르최는 비틀즈와 롤링스톤즈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1962년 한인 2세인 아버지 최동열과 우크라이나 출생인 어머니 발렌치나 바실예브나 사이에서 태어난 한인 3세였던 그는, 사후 2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러시아 최후의 영웅이라 불리며, 페레스트로이카의 빛나는 별로써 소련 역사를 움직인 13인의 위인 중 한명으로 불리고 있다.
그룹 KINO 의 리더였던
빅토르 최(빅토르 로베르토비치 초이 Виктор Робертович Цой, 1962년 6월 21일 - 1990년 8월 15일)
심지어는 구 소련연방이 해체 되었을때 그의 출생지를 가지고 카자흐스탄과 러시아가 서로 자국의 인물이라 다퉜을 정도였다고 하니 그의 영향력이 얼마나 큰 지 알 것 같다. (그는 5살 때 레닌그라드(지금의 상트페테르부르크)로 이주하게 되는데, 후일 그의 사망 후 구소련연방에서 분리 독립한 카자흐스탄과 러시아 사이에서 빅토르 최의 국적논쟁이벌어졌을 때, 카자흐스탄은 실질적인 출생지가 크질오르다이므로 당연히 카자흐스탄이 그의 국적이라고 주장했고, 러시아에서는 그의 주활동지가 레닌그라드(상트페테르부르크)였고,그가 위대한 아티스트가 되는데 지대한 영향을 끼친 곳이라는 주장을 펼치며 그의 국적은 당연히 러시아라고 주장했다. 이 논쟁은 결국 국적은 러시아로 하되, 출생지가 카자흐스탄임을 반드시 표시하는 쪽으로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지금도 카자흐스탄인들에게 빅토르 최가 어느 나라 사람이냐고 물어보면, 즉시 카자흐스탄인이라고 자랑스럽게 말한다.)
그런 그가 할아버지의 나라 한국에서의 공연을 한달 앞둔 1990년 8월 15일 의문의 자동차 사고로 사망하였고, (개방에 부정적이었던 KGB에 의해 암살 당했다는 이야기가 유력하다.) 그 후 러시아연방에 속했던 많은 이들에게 8월 15일은 특별한 날이 되었다. 그리고 지금도 매년 8월 15일이 되면 수많은 사람들이 그를 기리기 위해 만들어졌다는 모스크바 예술 거리인 아르바트 2번지의 '빅토르 최의 벽'을 찾아가 그의 명복을 빌고 있다. (그의 사후 그의 이름을 딴 추모의 벽은 카잔 ·키예프 ·알마아타 ·타슈겐트등지에서도 생겨났다.)
"우리는 먼저 익은 열매, 사신(死神)은 우리를 먼저 덮칠 것이다." - 빅토르 최
그의 말이 마치 예언처럼 되어 버렸다.
지난 2010년 그의 사망 20주기의 모습들
모스크바 예술 거리인 아르바트 2번지의 '빅토르 최의 벽'에 모인 추모객들
빅토르 최는 단순히 인기만 있었던 가수는 아니었다. 그와 그의 그룹 ‘끼노’는 그 시대의 전설이자 영웅이었으며, 80년대 후반 러시아 젊은이들의 자유와 저항의 상징이었다. 때문에 그는 평생 정부와 권력들에 의해 감시와 억압을 받았으나 아랑곳하지 않았고, 때문에 그가 사망한 뒤 뻬쩨르부르그에서는 저항과 자유, 희망의 상징이었던 그의 죽음에 충격을 받은 젊은이들의 자살시도가 30%이상 늘어났다고 한다.
"아무도 믿지 않는다, 아니 믿고 싶지 않다." / 그의 사망기사를 실었던 신문들의 헤드라인.,,,
빅토르 초이는 우리나라의 젊은이들에게 다른 어떤 정치인들보다도 중요하다. 왜냐하면 그는 한번도 거짓말하거나 자신을 팔아먹은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는 빅토르 초이였고, 그렇게 기억될 것이다. 그를 믿지 않을 수 없다. 대중에게 보여지는 모습과 실제 삶의 모습이 다름없는 유일한 락커가 빅토르 초이이다. 그는 그가 노래부른 대로 살았다. 그는 록의 마지막 영웅이다./콤소몰스카야 프라우다
내가 처음 가졌던 그의 앨범
КИНО 7집 - Группа Крови (Blood Type) / 빅토르 최(Victor Choi),1987
이 앨범은 1988년에 빅토르 최가 출연한 영화 <바늘(이글라)>의 오리지날 사운드트랙의 성격이 짙다. 극중에 빅토르 최가 이 노래를 부르는 장면이 있다. 이 영화는 소련역사상 최고의 관객을 동원했다.(당시 1500만이 넘었다고 한다.) 특히 , 이 앨범의 제목이자 타이틀 곡이기도 한 '혈액형'은 국내에서 윤도현 밴드와 한대수에 의해 각각 리메이크되었다.(윤도현밴드의 경우 '록음악 다시부르기' 앨범에, 한대수의 경우 '이성의 시대, 반역의 시대' 앨범에 수록되어 있다.)
1. 혈액형 Группа Крови
2. 문 닫아, 나 간다 Закрой За Мной Дверь, Я Ухожу
3. 전쟁 Война
4. 고요한 밤 Спокойная Ночь
5. 엄마, 우린 모두 미쳤나 봐 Мама, Мы Все Сошли С Ума
6. Бошетунмай
7. 우리의 눈에는 В Наших Глазах
8. 나와 함께 노래 불러봐요 Попробуй Спеть Вместе Со Мной
9. 통행인 Прохожий
10. 우리는 다음을 할거야 Дальше Действовать Будем Мы
11. 전설 Легенда
변화를 위한 갈망, 반전을 노래한 그의 노래
Группа Крови(Blood Type, 혈액형)
어둡고 추운 곳, 그러나 그 거리는 우리의 발자국을 기다린다.
군화위엔 별빛의 먼지...
푹신한 소파, 십자나사, 제때에 당겨지지 않는 방아쇠
햇빛 비춰지던 시절이란 눈부신 꿈속에나 있을 뿐
치뤄야 할 댓가가 아무리 크다해도,
헐값의 승리는 바라지도 않는다.
전우의 가슴을 밟고 싶지 않기에...
너와 함께 있을 수 있다면
단지 너와 함께 있을 수 있다면
그러나 하늘 높이 솟은 별은 나를 전장으로 불러낸다.
내 소매 위에는 혈액형
내 소매 위에는 나의 군번
전투로 향하는 내게 행운을 빌어주게
이 들판에 남게되지 않기를
이 들판에 남게되지 않기를
전투로 향하는 내게 행운을 빌어주게
그가 콘서트에서 꼭 불렀었다는 '변화(Перемен)'
온기 대신, 유리의 녹색 빛
불 대신, 연기
달력의 그물에서 하루가 포착되었고
붉은 태양은 모든 것을 남김없이 불사르네
하루는 그와 함께 다 타버리고
불타는 도시에는 여름이 깔리네
우리의 마음은 변화를 원해
우리의 눈도 변화를 원해
우리의 웃음과 우리의 눈물
그리고 우리의 맥박 속엔
변화, 우리는 변화를 기다리네
전깃불이 우리의 하루를 연장시키고
성냥 곽은 비어있지만
부엌에는 푸른 불빛으로 가스가 타오르고
손에는 담배, 식탁에는 차, 이 웃음은 단순하기만 해
그리고 더 이상은 아무 것도 없네. 모든 것은 우리 안에 있어.
우리의 마음은 변화를 원해.
우리의 눈도 변화를 원해
우리의 웃음과 우리의 눈물
그리고 우리의 맥박 속엔
변화, 우리는 변화를 기다리네
우리는 눈의 현명함과 재주 있는 손동작을 자랑할 수 없네.
우리에겐 서로 서로를 이해하기 위해 이 모든 것은 필요 없어
손에는 담배, 식탁에는 차
그리고 주변은 닫히어 가고
그리고 갑자기 우리는 무언가 바꾸기를 두려워하네
Кино(Kino)/ 빅토르 로베르토비치 초이(Виктор Робертович Цой, 1962. 6. 21. - 1990. 8. 15.)
1982 45/S
1982 Неизвестные песни Виктора Цоя(The Unknown Songs of Viktor Tsoi)/C
1983 46/C
1984 Начальник Камчатки(The Manager of Kamchatka)/S
1985 Это не Любовь...(This is not Love...)/S
1985 Концерт в Рок-Клубе(Live at the Rock Club)/L
1986 Ночь(Night)/S
1987 Акустический Концерт(The Acoustic Concert)/L
1988 Группа Крови(Blood Type)/S
1989 Звезда по Имени Солнце(The Star Called the Sun)/S
1989 Последний Герой(The Last Hero)/C
1990 Чёрный Альбом(The Black Album) /유작/S
2000 История Этого Мира(The History of This World)/C
* S : 스튜디오 앨범/ C: 컴필레이션 앨범 / L : 라이브 앨범
그의 사후 발표된 추모앨범과 1999년 러시아에서 발행된 추모 우표(Michel 762, Scott 65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