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상자

성당 이야기...

soeasy 2014. 9. 11. 18:22

끝말잇기에 성당 이야기가 나왔으니 아는대로 조금 써 봅니다.(때문에 틀린 것이 있을 수도 있다는..ㅎㅎ)  아시다시피 성당은 천주교의 목회장소죠. 그리고 천주교는 여러 종파가 있는 기독교와 달리 로마교황청의 영향하에 있습니다. 따라서 교구의 생성이나 축소, 교구장이나 주교(또는 대주교) 모두 교황청의 임명과 승인을 받죠. 그리고 이런 분들을 배출하는 수도원(예비 신부님들인 수사님들이 계시죠)과 수녀원이 있구요.

 

우리나라에 천주교가 들어온게 언제일까요? (모르겠죠? ㅎㅎ)

 

생각보다 굉장히 오래된 1784년에 이승훈이 북경에서 프랑스 사람 그라몽(Grammont) 신부에게 세례를 받고 돌아왔을 때부터라고 합니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천주교 전래는 외국의 선교사에 의해서가 아니라, 자국민에 의해 받아들여진 세계 유일의 나라라고 합니다. 물론 그 이전에 서학(西學)을 연구하던 학자들을 중심으로 신앙공동체가 자생적으로 형성되어 있었다고합니다. 신부 세례를 받은 이승훈은 귀국하자마자 이 사람들에게 세례를 주었고, 그들이 지금의 명동 성당 부근의 명례방에서 정기적인 신앙 집회가 이루어지게 되었던 것이죠.

 

이렇게 오래된 신앙공동체인 우리나라의 천주교는 여러명의 대주교을 배출하기도 했었고, 우리 근현대사의 아픔과 치욕을 함께 하기도 하면서 발전해왔습니다.

 



 

이런 천주교회가 발달한 곳이 남쪽에서는 서울외에는 대구가 거의 유일하였습니다. (의외인가요? ^^') 남북분단이 원인이기도 했었지만,  그보다는 외래문물을 받아들이기 쉬운 중상이 많았던 대구의 특성 때문이기도 했습니다. 때문에 조선말, 일제시기를 거치면서 일어났던 운동들-국채보상운동, 교육운동등-이 대부분 천주교신자들이 많은 노력을 했던 일이었죠. (지난 제 3공화국-박정희-이전만해도 진보성향의 지식인들이 가장 많은 동네이기도 했었는데... 흑흑)

 

이런 영향으로 얼마전까지만해도 서울을 제외한 남쪽의 모든 천주교구가 대구대교구 소속이었습니다.(광주, 부산.. 지금은 모두 독립된 대교구죠 ^^)



 

때문에 대구를 기점으로 주변엔 천주교회의 성지들도 꽤 있고,   100년이 넘은 역사를 간직한 수도원과 수녀원, 그리고 성당들이 꽤 있습니다.(물론 교회도 그렇습니다만... ^^)

 

그 중 몇 곳은 오랜 역사에 걸맞는 아름다움을 간직한 곳이어서 햇살 좋은 날 천천히 걸으며 한번씩 둘러보기도 좋고, 저녁미사라도 열릴라치면 맑고 고운 목소리의 성가대를 만날 수 있기도 합니다. 그런 곳들 몇군데를 소개해드릴께요. 시간나면 한번 둘러보시길...

 

 

대구에서 가장 오래된 성당인 계산성당입니다. 100년이 넘었죠.

며칠전 1박2일에서도 잠깐 보여줬죠 ^^  

크리스마스미사가 열릴때 가장 아름다운 곳이기도 합니다.


 







 

성당에 가면 제일 먼저 보이는 것이 스테인드그라스죠.

계산성당 스테인드그라스는 갓을 쓴 신부님 모습도 있습니다.

 
 

 




 

초기, 대구대교의 모습이라고 합니다. ^^(대구대교구 본당에 있습니다.)

 

 

아래는 성당 바로옆 길입니다. 지난 1박2일에서도 잠깐 보였죠. ^^

좁은 골목길을 따라 김원일의 소설 '마당깊은집'의 배경이 되는 집들과 골목이 남아있고


 


 

성당 길 건너쪽으로는 초기 기독교 선교사들의 숙소와 묘지, 그리고 그들을 기념하는 동산이 남아있습니다.

물론 이곳도 1박2일에 나오더구요. ^^

 



 

'봄의 교향악이 울려퍼지는 청라언덕에서~~'  라는 노래가사 생각나나요?

바로 작사가 박태준과 그의 절친한 친구였던 이은상이 박태준이 짝사랑하던 여고생을 생각해 만들었던 '동무생각' 의 가사죠. 

박 2일에서 나온 3.1운동 계단 바로 옆으로 계산성당 맞은편 언덕입니다. 1. 

이곳에 대구에 최초로 심어졌던 (서양)사과나무가 있습니다.

이 때문에 대구가 사과의 주산지가 되었다고 합니다. ^^


 

 

그리고 성당 바로 앞 골목길에는 민족시인 이상화가 살던 고택이 남아있습니다.

이 골목길엔 국채보상운동을 주도했던 상화의 형과 그 지인들이 살던 집들이 아직 좀 남아있습니다. ^^ 


 


 

 

 

 



계성고등학교 학생들이 일본순사의 눈을 피해 학교 지하실에서 등사한 

독립선언문과 태극기를 품에 안고 달렸던 길이죠.

역시 이곳도 1박2일에 나왔다는... ^^

 

이렇게 다닥다닥 붙은 골몰길을 따라 대구의 근현대역사가 한 눈에 들어오는 길들이 끝없이 이어집니다.

햇살 따스한 봄날이나 가을날, 친한 친구와 함께 올레길 걷듯이 오래된 골목길을 따라 하루종일 걸으며

이야기 꺼리를 찾을 수 있는 곳이기도 해서 나름 참 좋아하는 곳이디고 합니다. ^^

 

 

 

이렇게 오래된 성당과 교회가 많은 대구에서 북쪽으로 약 15~20분쯤 고속도로를 거슬러 올라가면 왜관이 있습니다.

6.25때의 낙동강 철교, 미군기지등으로로도 유명하지만,

성베네딕토 수도원이 있는 곳으로 멋진 수사님들과 예쁜 성당들을 만날수 있는 곳이기도 하죠. 

(수녀원과 성당은 대구시내 계산성당 큰 길 건너편엔  있습니다. ^^')  

 


 

신부님이 되기 위해 정진 중인 수사님들을 만날 수  있고

신부님의 길을 걷다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기위해 준비중인

연로한 신부님들이 마지막으로 머무는 곳이기도 합니다.

(단체는 미리 방문 신청을 하면 수사님들의 안내를 받고 수도원을 구경(?)할 수 있습니다.)

 




 


 

크리스마스나 부활절에는 수사님들이 만든 수제 소세지와 포도주등을 구입할 수 있기도 합니다만,

워낙 양이 작아 행운이 좀 따라야 한답니다. ^^ 

 


 

저녁미사때 외부인의 참관이 허락되는데,

수사님들로 이루어진 성가대의 아름다운 아카펠라 성가를

들을 수 있습니다. ^^

 



 

 

수도원에서 외곽으로 약 10분정도 더 나가면 성베네딕도수도회 소속인 가실성당이 있습니다. 

1895년에 지어진 작고 아름다운 곳입니다.

'가실'이라는 말은 아름답다는 우리말이죠.

권상우가 주연한 '신부수업'의 배경으로도 유명한 이곳은 작지만 오래된 역사만큼이나

마을사람들의 신앙공동체로서의 중심역활을 아직도 굳건히 하고 있는 곳입니다. 

지난 6.25때 엄청난 폭격으로 주변마을이 완전히 초토화 되었지만

이 성당은 벽돌 하나 안 다치고 남았다는 이야기와 아름다운 스테인드그라스,

벽에 걸린 성화들, 그리고 100년도 더 전에 신부님들이 사용했던

포도주 만드는 기계들과 옷들이 고스란이 남아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아래 사진 몇 장은 지난 겨울에 들렀던 원주의 '풍수원성당'입니다. 물론 천주교 성지중 하나죠.

아름다운 스테인드 그라스와 고즈늑한 분위기가 사람들을 발길을 오래 잡아두던 곳이었습니다.

드라마 '러브레터'의 배경이 되었던 곳이기도 하죠. 강원도 원주쪽으로 가실 일 있으면 꼭 한번 들러보세요. 







 

 

 

마지막으로 마산.. (아~ 창원인가?ㅋㅋ) 에도  멋진 성당이 있습니다.^^

 




바로 양덕성당입니다. 지금은 경남은행 본점 건물에 가로막혀 그 경건하고 웅장했던 모습을 찾아보기 힘든 상태이지만,

우리나라 현대건축의 대가였던 김수근 의 작품으로도 유명한 곳입니다.

무신론자였던 김수근의 대표작이라는게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동선에서부터 경건함을 저절로 만들어내는 수작으로 뽑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처음 지어질때는 주변 어디서나  바라볼 수 있는 언덕위에 자리한 웅장한 모습이었다고 합니다. 현재 마산교구의 본당입니다.

이곳도 미사때나 시간나실때 구경 한번 가보세요. ^^  

 

 ● naver cafe/ttldance  2010.1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