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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볍고느리게
일정을 한번 연기했는데도 개인적으로 바쁜 일이 많아, 결국 사전답사 없이 기억에 의지한 답사를 시작했다. 사실 사천은 답사지로 처음 들었을때 "볼게 뭐가 있었지?" 라는 생각부터 든 곳이었다. 그리고 이어 떠오른, "먹을게 뭐 있지?". 솔직히 당황스러웠다. 딱히 갈 만한 곳도, (먹으러 가자고 할만큼) 먹을 만한 것도 없다는 생각부터 들었기 때문이었다. 거기에 답사 코스와 일정도 기억과 인터넷의 도움을 받아 겨우 준비한 상황이었다. 과거 열심히 일을 다닐때 남해와 삼천포, 그리고 고성을 거쳐 통영에 이르는 길을 한달에도 서너번씩 다니기는 했었고, 남해와 고성을 잇는 답사길을 서너번 겪었지만 그것도 벌써 10여년이 지난 일이 되어가니 길과 사람이 모두 낮설기만 하다. 집을 나서 사천에 도착하니 10시가 ..
점심도 먹고 계곡에서 잠시 쉬었기때문일까 몸이 가벼워 진 것 같다. (혼자만의 생각일지도.. ^^;) 가장 가까운 선암사를 들른 후 창원으로 가기로 하고 출발한다. 오래전 대규모(?) 답사팀과 함께 들렀었던 선암사. 많은 시간이 흘러서인지 낯설다. 그때는 꽤 정갈한 느낌이 들었었는데 지금은 왠지 모르게 어수선한 느낌이다. (아마도 그 이후로 들려왔던 선암사를 둘러싼 소유권 분쟁들이 머리 속에 남아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내가 가진 선암사에 대한 기억은 휘어진 문설주와 대문간, 단청 없는 수수한 건물들과 넓은 차 밭 사이에 숨겨놓은 보물처럼 들어 앉아있던 돌확과 찻주전자, 그 위를 장식하던 빨간 매화가 차분한 동양화처럼 연결되던 곳이었는데... 선암사를 이야기 하자면 빼 놓을 수 없는 것이 차다. 통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