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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py or Steal

soeasy 2012. 9. 6. 00:00

세간의 화제가 된 애플과 삼성의 소송은 미국에서의 애플의 압승으로 결론이 났다.(한국에서의 결과는 생각외로 절묘한 배분이 있었다.)  그리고 그 뒷이야기로 '소송지역의 불리함'((애플이 위치한 지역의 법원), '배심원단'(애플과 관련있는 직원들이 대거 살고 있는 동네에서 뽑힌 배심원단)과 IT나 디자인에 대해 기초지식이 부족한 구성원들의 자격시비, 그리고 미국의 자국산업보호주의가 적용된 정치경제적 음모론까지 다양한 내용들이 난무하는 상황이다.


그 중 미국의 '자국기업보호주의'가 작용된 것이라고 보는 시각은, 이번 소송의 숨겨진 이면을 들여다보면 동조하기 어려운 주장이다. 소송의 겉 모습은 애플과 삼성과의 다툼이었지만, 그 이면에는 애플의 iOS 를 바짝 뒤 쫒고 있는 안드로이드 진영에 대한, 다른 말로는 '구글'에 대한 애플의 불편한 속내가 안드로이드 진영 제품의 대표주자격인 삼성을 대상으로 터져 나온 것이라는 시각으로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때문에, 애플과 구글이 거의 같은 동네(?)에 있고, 둘 다 미국 기업이라는 것을 생각해 보면, 미국정부나 정치권에 의한 '자국산업보호주의의 결과' 라는 식의 단순한 결론은 그 근거를 뒷받침하기 어렵게 된다. (실제로 애플은 안드로이드가 막 확산 되던 시점에 당시 안드로이드계에서 최고의 기업으로 꼽혔던 대만의 HTC 를 대상으로 지금의 삼성처럼 온갖 소송을 걸었었다.)




애플과 삼성과의 소송 이전에 벌어졌던 대만의 삼성이라는 HTC와의 소송, 결론은 HTC의 완패였다.



이 모든 분쟁의 뒤에는 애플과 구글과의 경쟁이 숨어있다.

또 하나의 관점은 이번 소송 뿐만 아니라, 지금 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소송의 내용을 가만 살펴보면 애플이 제기했던 소송내용을 훨씬 더 복잡하게, 그리고 전세계로 확산시킨 것은 애플보다는 삼성이라는 주장이 더 힘을 받는다. 즉, 삼성이 소송 전략의 일환으로 원래의 소송내용보다 더 복잡하고 광범위하게 확전시킨 것이 아닐까 하는 의심을 일각에서 갖고 있기도 하다. 



하드웨어 IP 에서 소프트IP로의 생각의 전환

어쨌거나 이번 소송을 바라보며, 삼성과 애플의 소송결과와 무관하게 우리나라 산업계가 산업과 기술을 바라보는 시각의 일면을 대표기업인 삼성을 통해 엿 본 것 같다.


현재 세계 산업계는 IP(知識財産權, intellectual property rights)산업으로의 이동이 급속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이 IP을 바라보는 국내 산업계의 시각은 그동안 하드웨어에 편향되어 있었다.  물론, 삼성도 구글의 성공을 보며 새로운 IP산업에서 약자가 되지않기 위해 새 OS개발에 뛰어들기도 했었고(대표적으로 삼성이 시도했던 휴대기기용 새 OS 인 '바다') 또 어느정도 성과를 보이기도 했지만, 그동안  전세계적으로 성공한 IT기업들(특히 OS 제조사)에 비해 접근 시각에서의 차이를 극복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야심차게 시도했던 바다 프로젝트. Version 2.0 상태로 답보.




삼성전자가 2011년 바다2.0을 발표하면서 함께 발표했던 목표. 현재는 TIZEN 등으로 헤쳐모여 하고 있는 중




현재 삼성전자는 독자적으로 개발했던 바다OS의 개발을 포기하고, 인텔과 손잡고 

모든 휴대기기에 사용가능한 OS개발을 목표로 바다를 TIZEN 으로 통합 하기로 했다.


사실, 애플의 천재적인 개발자이며 사업가였던 스티브잡스도 모든 것들을 자신이 만들지도 않았고, 그 스스로도 강연때마다 '파블로 피카소'의 말, '좋은 예술가는 복제하고, 뛰어난 예술가는 훔친다.(Good artiists Copy, Great artists Steal)' 이야기로 타인의 영감을 가져와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것을 합리화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애플을 독창적이고 창조적인 기업이라고 부르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동의하는 것은, 바로 위 말의 속뜻처럼, 남이 생각만하던 영감이라도 온전히 자신만의 것으로 만들어 내는 능력과 기술에 있었기 때문이다. 이것은 단순히 훔쳐온 것의 겉모습만을 보지 않고 그 속에 든 속성을 자신만의 스타일로 바꾸어, 느낌(감성)에서 벌써 처음의 것과 차이를 만들어 버리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좋은 예술가는 베끼고(copy) 위대한 예술가는 훔친다(steal)” - 파블로 피카소 [ Pablo Ruiz y Picasso ]


"Picasso had a saying: 'Good artists copy, great artists steal.' We have always been shameless about stealing great ideas...I think part of what made the Macintosh great was that the people working on it were musicians, poets, artists, zoologists and historians who also happened to be the best computer scientists in the world." - Steve Jobs (1955 – 2011)


이 점에서 삼성은 애플이 가지고 있던 느낌, 즉 '감성'을 지적재산이라고 생각하지 못한 실수를 저지르고 만 것이다. 때문에 이번 삼성과 애플의 소송에서 그동안 우리 기업들이 산업으로, 그리고 지적재산으로 인정하지 않았던 소프트웨어적인 IP 에 대한 편향된 시각이 소송에서의 패배로 나타난 것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그러므로 우리나라 안의 시각과는 달리 많은 외국 전문가들의 시각은  삼성의 애플 베끼기가 어느 정도 인정되는 분위기다. 또 근래의 갤럭시3 에 와서는 삼성이 드디어 독자적인 아이덴티티를 찾아 가는 것 같다고도 한다. 


이 모든 것이 바로 그동안 우리가 놓쳤던 소프트웨어 지식 자산에 대한 자각이 선행되어야 하는 것들이다. 이번 기회로 그동안의 편향적인 시각에서 벗어나, 아이디어와 디자인, 그리고 생각과 감성이라는 새로운 자산에 대한 인지가 사회적으로나 산업적으로나 인정받게 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나도 제안서나 보고서, 분석서 쓰고 댓가 좀 받아보자구..!!!!) 




다음은 애플과 삼성의 마케팅 사진과 박스포장 및 액서서리 디자인 비교 입니다. 이미 인터넷에 널리 퍼진 사진이며, 심지어 외국에서는 벌써 갤럭시 시스즈가 출시되던 몇년전부터 비교 분석 및 비판 기사가 실렸던 것들입니다. 한국의 대표적인 기업인 삼성전자의 이런 행태는, 우리나라 기업들이 이런 것들을 불법이거나 사유재산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증거로도 사용되어 졌습니다.


애플 vs 갤럭시S 광고 사진


아이패드 vs 갤럭시탭 광고 사진




아이폰과 갤럭시S 포장디자인(갤럭시S의 최초 포장 디자인이 이 사진과 달랐으나, 나중에 사진과 같이 변경됨)


애플과 삼성의 전원 어댑터와 각종 케이블 디자인 비교(마켓팅 사진)



  애플 vs 삼성 특허소송 내역 
 / '코나타의마음' 블로그에서

  D '677 특허: iPhone의 에지-투-에지 유리, 스피커 슬랏 및 디스플레이 보더

  D '087 특허: 둥근 코너들과 홈 버튼

  D '305 특허: iOS에서 그리드-스타일 아이콘 배열

  D '889 특허: iPad의 에지-투-에지 유리, 둥근 코너들 및 좁은 베젤


 각 특허에 대한 상세 내용 원문은 이쪽에서 확인하시면 되겠습니다.




아래 동영상은 인터넷에서 다른 나라 사람들로부터 조롱거리로 떠도는, 우리나라 또 다른 대표기업 현대기아자동차의 광고 동영상입니다. 대중가수가 노래 한소절 카피로만으로 가수생활을 내려 놓아야 하는 잣대를 들여대는 우리나라 국민의 정서는 이 동영상을 보고 어떻게 나타나야 할까요?


2102년형 신형 산타페 광고



벤츠 광고




하나 더... 

이 광고 영상을 보고 우리나라 어느 자동차 광고가 떠 오른다면... 표절일까요 아닐까요? (이 동영상이 앞서 나왔습니다.)






애플 vs 삼성 소송에 대한 비교 내용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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