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볍고느리게
5.18 민주화운동 본문
32주기 5.18 이네요. 너무 조용해서 이제 모두의 기억에서 잊혀져버린..그래서 사는데 별로 중요하지 않는 날이 되어 버린 것 같습니다.(사실, 지금 서민들이 느끼는 경제적 위기 앞에서는 정치도, 역사도 그냥 낮선 이야기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중학교 때 경주에서 처음 만났던 전라도 사람-광주여고 누나들의 감정의 편린들... 고등학교때의 기사마다 까맣게 줄이 그어져 있던 뉴스위크와 타임지... 대학때 처음 보고 충격에 빠졌던 80년 5월의 비디오, 그리고 수만명이 몰려 나와 민주를 외쳤던 중앙로-동성로의 시위와 수업시간 중에 백골단에 의해 강의실에 끌려나갔던 친구... 퇴교길에 버스를 세우고 무자한 폭력을 행사하던 백골단... 동아리방과 사무실의 최루가루 가득했던 셔츠와 모자들.. 병영입대를 압둔 입대열차에서의 시위, 학생회관 옥상에서의 화염병 만들기... 단편적 기억들이 이젠 모두 아련하기만 합니다.
그렇게 80년대를 보냈고 90년대에 사회에 나왔습니다. 참 오래된 일인 것 같은데, 쿠데타를 일으킨 28만원짜리 반역 군인은 아직도 경찰의 호위까지 받으며 잘 살고있고, 거짓말과 변절의 대가는 대통령이 되어 잃어버린 10년을 외치며, 귀 막고, 눈감고 제멋대로 5년을 버티고 있습니다.
슬픈 5월입니다.
지금은 보수의 아이콘이 되어버린 대구도 80년대중반 중앙로에 3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모여 '민주'를 외쳤습니다.
전남매일신문 기자들이 신군부의 보도지침을 따르지 못하겠다고 집단 사표를 내었을때의 발표문
중학교~교동학교때즈음 보았던 외국에서 들어온 잡지와 신문들은 모두 저렇게 잘려있거나
검은 매직펜으로 한 문단 뭉텅거려 지워져 있었다.
5.18광주 민주화 운동에 대해서는 당시 유일하게 광주에서 취재를 하였던 독일기자의 이야기인 '푸른눈의 목격자'를 youtube 에서 찾아보세요. >> http://www.youtube.com/results?search_query=%ED%91%B8%EB%A5%B8%EB%88%88%EC%9D%98%EB%AA%A9%EA%B2%A9%EC%9E%90